5강. 인간의 창조와 타락
1.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5문답
5문: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지킬 수 있습니까?
답: 아닙니다.
나에게는 본성적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미워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2.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가?
가. 온전히 지킬 수 없다. 율법은 거울과 같다. 우리는 거울 앞에 섰을 때 우리가 깨끗한지, 아니면 더러운지를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을 율법에 비추어 보면 우리의 모습이 율법이 요구하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게 입증된다. 왜냐하면 율법은 하나님을 향한 완전한 사랑을 요구하는데 우리에게는 하나님을 향한 반감과 미움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율법은 이웃을 향한 완전한 사랑을 요구하지만 우리에게는 이웃을 향한 적의가 있기 때문이다.
나. 우리가 하나님의 율법을 완전하게 지킬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냐하면 우리는 본성상 죄악에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죄악 가운데 있었고, 그 죄악은 큰 세력을 가지고 우리를 주관해 왔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은 죄악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본성상 하나님과 이웃을 미워하는 성향이 있다.
다. 하나님의 율법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우리의 본성들은 우리가 얼마나 비참하고 혐오스런 존재인지 드러내 준다. 따라서 “누구든지 율법 책에 기록된 대로 모든 일을 항상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 아래에 있는 자라(갈 3:10, 신 27:26)”는 율법의 말씀처럼 우리는 정죄와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우리 스스로 개선하려고 해도 우리의 행위를 고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 본성은 전적으로 부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율법은 죄인들에게 그들의 비참함을 가르쳐 준다. 율법은 죄인들의 양심을 깨우쳐서 그들의 의무를 알려주고 그들의 혐오스러운 죄들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렇다면 인간이 인생 가운데서 죄악을 배운 것이 아니라 본성상 죄악에 기울여져 있다면 하나님께서 인간을 악하게 만드신 것이 아닌가? 이것에 대한 내용은 제 6문에서 다루고 있다.
3.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6문답
6문: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그렇게 악하고 패역한 상태로 창조하셨습니까?
답: 아닙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선하게,
또한 자신의 형상, 곧 참된 의와 거룩함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며, 영원한 복락 가운데서 그와 함께 살고, 그리하여 그분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기 위함입니다.
4. 하나님은 어떤 상태로 사람을 창조하셨는가?
죄인들은 항상 자신의 비참함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에 대해 하나님께 책임을 돌리고 비난한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본래 사람을 어떤 상태로 창조하셨는가?
가. 하나님은 사람을 선하게 창조하셨다.
나. 하나님은 사람을 자신의 형상 곧 참된 의와 거룩함으로 창조하셨다.
하나님은 본래 사람을 선하게 창조하셨으며, 진정한 의로움과 거룩함을 지니고 있는 존재로 창조하셨다. 그래서 첫 사람은 하나님께 완전한 마음을 드리면서 자신을 하나님께 굴복시킬 수 있었으며,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었으며 다른 피조물의 주인으로 창조함을 받았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그렇게 창조하신 목적은 무엇인가?
1)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며, 영원한 복락 가운데서 그와 함께 살고, 그리하여 그분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기 위함이다.
(1) 사람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하나님의 영광’이다.
(2)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기 위해서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올바로 알지 못하면 영광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바로 알지 않고 ‘하나님은 나의 형편상 필요한 신으로 존재하고 나의 수호신으로 존재한다. 나를 행복스럽게 해주려고, 복을 주려고 애쓰는 분이다’라고 생각해서 자기 자신이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중심인물이 되고 하나님은 항상 자기를 보조하는 존재로 되어 있는 그런 신 개념을 가졌다면 그런 것은 하나님을 바로 알아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썩어질 사람과 새와 짐승과 기어 다니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꾸는 것이다.
(3) 사람의 행복과 복락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긍휼하심과 능력이 여기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님은 사람을 선하게 창조하셨고, 사람을 자신의 형상 곧 참된 의와 거룩함으로 창조하셨다면 이렇게 타락한 본성은 어디에서 왔는가?
5.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7문
7문: 그렇다면 이렇게 타락한 사람의 본성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답: 우리의 시조(始祖) 아담과 하와가 낙원(樂園)에서 타락하고 불순종한 데서 왔습니다. 그때 사람의 본성이 심히 부패하여 우리는 모두 죄악 중에 잉태되고 출생합니다.
6. 우리 시조의 죄
가. 우리의 시조의 죄는 무엇인가?
사람의 타락 혹은 첫 범죄는 우리의 시조인 아담과 하와가 낙원에서 불순종하는 것 혹은 하나님께서 금하신 열매를 먹은 일이었다. 사람은 마귀의 사주를 받아 하나님의 명령을 범하였고, 그로부터 우리의 부패와 비참함이 나온 것이다. 다음과 같은 죄들이 그것과 연결되어 있다.
1) 교만, 야망, 자기칭찬: 사람은 자기 자신이 처한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고 하나님과 동등해지려는 욕망을 가졌다.
2) 불신앙: “네가 반드시 죽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짓말로 여겼다. 마귀는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고 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부인하였고, 마치 하나님이 질투하시는 것처럼 이야기하였다. 아담은 하나님보다 오히려 마귀를 믿었고, 금지된 열매를 먹었다. 또한 그 일에 대하여 자기에게 형벌이 있을 것이라는 것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지 않고 마귀를 믿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을 하나님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고 마귀를 하나님의 자리에 놓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한없이 무시무시한 죄이다.
3) 하나님에 대한 경멸과 불순종: 그는 마귀의 말을 믿는 순간 마음속에 하나님에 대한 경멸이 일어났고, 곧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으로 드러났다.
4) 받은 바 은혜에 감사하지 않음: 그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영생을 누리도록 창조함 받았다. 그러나 이런 은혜를 입었음에도 그는 감사하지 않고 하나님보다 마귀의 말을 듣는 것으로 갚았다.
5) 부자연스러움, 후손들에 대한 사랑의 결핍: 그는 영생을 자기 자신과 후손들을 위해 받은 것이었는데 죄를 지으면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자기의 후손들도 그것들을 상실하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그는 정말 비참한 사람이었다.
6) 배도: 하나님으로부터 공공연히 떠나 마귀에게로 갔고, 하나님이 아닌 마귀를 믿고 순종하였다. 사람의 타락은 하찮은 일이 아니며 단순한 범죄도 아니다. 이것은 본질상 다양한 성격을 띤 무서운 죄악이었고, 하나님께서는 그 죄로 인하여 그의 공의에 따라 사람과 그의 모든 후손들을 거부하신 것이다.
나. 죄의 원인들과 결과
1) 죄의 원인
사람의 첫 범죄의 기원은 하나님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마귀의 사주와 사람의 자유의지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다. 마귀는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도록 유혹하였고, 사람은 이 유혹에 굴복하여 스스로 의도적으로 하나님을 멀리하였다.
2) 죄의 결과
가) 아담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거절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금지된 것을 행하였다. 더욱이 마귀에게 속아서 하나님과 같이 되기를 원하였다. 이러한 아담의 죄는 불의의 끈이 되어서 인간의 성질을 즉시 망가뜨렸다. 아담의 죄는 그의 모든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모든 악한 일로 기울어지게 만들었다. 즉 인간에게 있는 하나님의 형상은 완전히 손상되었다. 그의 지혜는 어리석은 것이 되었고, 그의 의로움은 불의한 것이 되었고, 그의 거룩함은 불순한 것이 되었다.
나) 또한 그는 마귀의 말을 듣고 마귀를 선택함으로 마귀의 성질도 얻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죄의 종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림으로 의를 행하려고 해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죄를 통해서 마귀는 죄인을 주관하게 되었고, 인간은 실제로 마귀의 종이 되었다.
다) 아담과 하와가 행한 범죄의 결과는 예외 없이 자신들의 모든 후손들에게 미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죄 가운데 잉태하게 되었고, 죄 가운데서 태어났다. 이러한 부패된 본성을 우리는 ‘원죄’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부패된 본성은 우리의 부모로부터 유전되었기 때문이다. 원죄로 말미암아 우리는 본성상 진노의 자식들이 되었다. 실제적으로 인간은 죄와 마귀의 주관에 굴복하게 되었고, 하나님의 권세에 저항하게 되었다. 이제 인간은 영원한 행복의 상태에서 죽음의 상태로 떨어졌다. 육체의 죽음은 물론 영적인 죽음이 찾아온 것이다.
라) 이러한 원죄로부터 우리에게는 실제적인 죄가 증가되었다. 알고 짓는 죄와 무지하여 짓는 죄들이 계속 증가한 것이다.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죄가 넘치며, 하나님께서 금하신 것을 어기는 죄, 명령하신 것을 행하지 않는 죄들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연약함으로 인하여, 생각 없이, 유혹에 대하여 느슨함으로 죄를 짓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직접 짓는 죄도 있고, 다른 사람의 죄에 연루되어 죄를 짓거나 다른 사람의 죄를 돕는 경우도 있다.
마) 아담의 죄는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인 상태가 되게 만들었다. 또한 그의 타락은 인간을 악하게 만들었다. 모든 인간이 자연적으로 죄인이며 혐오스럽게 부패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영적인 상태를 깨달아야 비로소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비참한 상태인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깨달음을 통해 인간은 겸손하게 된다.
죄의 원인과 결과에 대하여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7문에서는 이렇게 정리한다.
“우리 시조 아담과 하와는 낙원에서 타락하고 불순종한 데서 왔습니다. 그 때 사람의 본성이 심히 부패하여 우리는 모두 죄악 중에 잉태되고 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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